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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백년 가게



골목 구석구석에 숨은 장안 최고의 가게 이야기

 






추천사

 

변치 않는 하늘 같은 사람과 마음들이 이곳에서 만납니다.

백년의 길. 백년의 친구. ! 좋다. #김제동(방송인)

 

서울이 서울다운 이유는 오래된 가게가 만들어내는 풍경 덕분이다.

전통을 이어가며 시간을 넘어 문화를 만드는 주인과

이를 응원하며 꾸준히 찾아주는 손님이 있기에,

서울 백년 가게는 또 한 번의 백년을 꿈꾼다. #박원순(서울시장)

 

도서 소개

 

 

서울에 이런 가게가 있었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토박이만 아는 오래된 공간들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연원이 중세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래된 카페나 서점, 장인의 가게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과거에 지어졌으나 여전히 원래의 용도에 맞게 그 쓰임을 다하는 가게들은 골목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며 언제 찾아와도 변함없는 추억의 장면을 선사한다. 이러한 명소는 지역을 활성화하는 기업이자 살아 있는 문화재로 기능하며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으로부터 한결같이 사랑을 받는다.

인구 천만의 서울에도 반세기 이상 연륜을 쌓아온 가게들이 드물지 않게 존재한다. 런던이나 도쿄처럼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지는 못하지만, 역사적 아픔과 급속한 산업화의 격랑을 숨 가쁘게 겪은 우리에게는 그 어떤 퍼브(선술집)나 노포(老鋪) 못지않은 소중한 문화재이다.

서울 백년 가게는 서울에 존재하는 역사가 오래된 가게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성공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24곳의 백년 가게는 카페, 전시 공간, 서점, 음식점, 양복점, 대장간 등 다양하다. 각 가게 주인과의 진솔한 인터뷰를 통해 완성된 이 책은 성공 비결, 장사 철학, 경영 노하우를 들려주는데, 그들의 이야기는 그대로 서울과 서울 사람들의 애환 서린 생활과 풍속의 역사가 된다. 이 책은 그런 서울의 숨은 역사를 함께 이야기하고 나누기 위해 써졌다.

 

서울을 느끼고 기억하고 사랑하다

 

서울이 하나의 도시로서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은, 거리마다 골목마다 숨은 듯 드러난 듯 다양한 백년 가게들이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가게의 존재는 새롭게 가게를 시작한 젊은 장사꾼에게 하나의 훌륭한 비전이자, 가게를 찾는 손님에게도 으쓱한 자부심이다. 이에 서울시는 2013년부터 서울의 과거를 잘 간직하고 있는 상점, 업체, 생활공간을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해 보존·보호에 나서고 있다. 서울 백년 가게서울 미래유산의 기초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의 자랑이자 문화로 존재하는 오래된 가게 이야기를 수록한 책이다.

1장에서는 혁명을 모의하던 아지트에서 하나의 브랜드가 된 학림다방’, 오래된 고택을 개조해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보안여관’, 자칭 타칭 음반·고서 마니아의 가게 클림트’, 경성의 맛을 고수하는 추탕집 용금옥’, 하루 천 그릇이 팔리는 연간 매출 30억 원대의 냉면집 을밀대’, 미군 부대 앞에서 시작된 부대고기집의 원조 황해’,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어지는 멋을 짓는 신사복 청기와’, 여전히 사람의 손으로 쇠를 다루는 동명 대장간이 백년 동안 회자되는 가게의 힘을 소개한다.

2장에서는 인사동 문방사우의 자존심 구하산방’, 도장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인예랑’, 시민이 지킨 서점 홍익문고’,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빈대떡집 열차집’, 안동국시의 대중화를 이끈 소호정’, 수제 궁중떡집 명가 비원떡집’, 문화유산이 된 동네 빵집 동부고려제과’, 신촌의 명물 사이폰 커피숍 미네르바가 백년의 고집이 묘수가 된 비결을 이야기한다.

3장에서는 대중을 위한 최초의 재즈클럽 올댓재즈’,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이태리 식당 라 칸티나’, 7080세대의 LP 보물 창고로 불리는 돌레코드’, 금천구의 랜드마크가 된 중국집 동흥관’,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음악다방 브람스’, 세계 최대의 악기 백화점 낙원악기상가’,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온 덕수궁 옆 소극장 세실극장’, “미용실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멘트를 만들어낸 마샬미용실이 또 한 번의 백년을 기다리며 저마다의 전략과 포부를 전한다.

서울 백년 가게에는 이처럼 각 가게의 핵심을 담은 인터뷰는 물론, 추억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따뜻한 일러스트와 현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진도 풍성하게 수록해, 이 책을 통해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시종 흥미롭게 마주할 수 있게 해준다.

 

차례

 

들어가는 말

 

1 백년 동안 이야기되는 가게

아지트에서 브랜드가 되기까지 - 학림다방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고택 - 보안여관

좋은 시절을 수집하는 음반고서점 - 클림트

경성의 맛을 지키는 추탕집 - 용금옥

하루 천 그릇이 팔리는 냉면집 - 을밀대

서울 부대고기집의 원조 - 황해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어지는 멋 - 신사복 청기와

여전히 사람의 손으로 쇠를 다루다 - 동명 대장간

 

2 백년의 고집이 묘수가 되다

인사동 문방사우의 자존심 - 구하산방

도장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다 - 인예랑

시민이 지킨 서점 - 홍익문고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빈대떡집 - 열차집

안동국시의 대중화 이끈 선구자 - 소호정

수제 궁중떡집 명가 - 비원떡집

문화유산이 된 동네 빵집 - 동부고려제과

신촌의 명물 사이폰 커피숍 - 미네르바

 

3 또 한 번의 백년을 기다리며

대중을 위한 최초의 재즈클럽 - 올댓재즈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이태리 식당 - 라 칸티나

7080세대의 LP 보물 창고 - 돌레코드

대기업 떠나도 건재한 중국집 - 동흥관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음악다방 - 브람스

세계 최대의 악기 백화점 - 낙원악기상가

되살아난 덕수궁 옆 소극장 - 세실극장

미용실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 마샬미용실

지은이 소개

 

이인우

30여 년째 신문사에 몸담고 있는 언론인이다. 1988한겨레창간에 참여해 문화부장, 부국장, 기획위원, 자회사 씨네21대표이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어판) 편집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겨레금요 섹션지 <서울&>의 선임기자로 일하고 있다.

2007~2015년까지 가천대학교 언론영상광고학과 겸임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 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 《조작간첩 함주명의 나는 고발한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한겨레 10년의 이야기(공저) 등이 있다.

 

본문 중 일부

 

동숭동 대학로 학림다방은 서울에서(어쩌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다방이다. 그 이름을 얻은 지 63년째다. 1975년까지는 주로 서울대생들의 살롱이었고, 1980년대에는 이른바 학림사건을 통해 학생과 노동자들이 혁명을 모의한 장소로 이름이 났다. 한때는 경영난 때문에 레스토랑으로 전락했다는 소리를 들었고, 송강호, 전인권 등 현재 유명해진 배우와 가수들이 평범한 손님마냥 드나들던 때도 있었다. 21세기에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덕분에 중국인들까지 찾는 관광 코스가 되었고, 커피 맛이 좋아 바야흐로 학림커피라는 브랜드의 꿈까지 익어가는 중이다.

_<학림다방 : 아지트에서 브랜드가 되기까지>(13)

 

70년이 넘는 건물의 수명에 주목한 최성우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보안여관의 역사에도 근접하게 된다. 알고 보니 보안여관은 근대 한국 예술의 산실 중 하나였다. 1936년 서정주가 함형수 등과 장기 투숙하며 김달진, 김동리, 오장환 등과 함께 동인지 시인부락을 펴낸 곳이 바로 보안여관이었다. 이상, 이중섭, 구본웅 같은 화가들의 일탈과 예술혼이 영근 곳도 보안여관 13개 방이었다.

보통 사람들의 역사도 만만치 않았다. 통행 금지가 있던 권위주의 시대에는 청와대와 옛 중앙청 및 공보처 공무원,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들이 숙박계를 남겼고, 청와대 경비 병사들의 면회 가족과 연인들의 추억도 쌓였다. 선배 문인들의 기운을 이어받고 싶은 신춘문예 지망생들이 열정을 벼리던 곳이기도 하다. 보안여관은 명사들이 등장한 역사 속의 이기에 앞서, 무수한 익명들이 삶의 잔영을 남기고 간 민중들의 방이었던 것이다.

_<보안여관 :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고택>(30~31)

 

필승 씨는 우연한 상황에서 아버지의 양복점을 계승하게 된 것이 마치 신의 한 수처럼 감사하게 여겨진다고 했다. “20년 가까이 양복점 일을 하면서 느낀 건데, 테일러는 슬플 일이 없는 직업입니다. 다들 입학식, 결혼식, 은혼식같이 기쁘고 좋은 일에 옷을 맞추잖아요? 심지어 장례식 예복도 미리 맞출 때는 슬퍼하지 않는답니다. 항상 기분 좋을 때, 기분 좋은 일로 고객들과 얽히며 일한다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_<신사복 청기와 :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어지는 멋>(91)

 

올댓재즈가 43년째 이태원 거리의 기념물처럼 건재하며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클럽이 되어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 그 이상이다. 도시의 경기에 민감하고, 심지어 범죄에 연루되기도 하는 유흥가의 작은 재즈클럽이 비즈니스로서뿐 아니라 문화적 명성까지 누리며 장수하는 경우는 어느 나라나 흔한 일이 아니다. 뉴욕의 대표적인 재즈클럽 블루 노트의 역사가 40년이 채 안 된다는 사실을 안다면, 한국 같은 재즈 변방의 클럽이 40년 넘게 망하지 않고존재할 수 있는 것은 미쳤다고 할 만한 열정과 사랑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_<올댓재즈 : 대중을 위한 최초의 재즈클럽>(206)

 

1957년 서울에서 여고를 졸업한 뒤 이모가 경영한 미용실 매니저로 미용업계에 들어온 하종순을미용사로 성장시켜준 사람은 유명 헤어디자이너 오엽주였다. 당시 동화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던 오엽주로부터 정통 컷 기술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었던것이다. 오엽주는 20대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던 신여성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이미 쌍꺼풀수술을 했으며, 일본 영화사의 전속 배우가 되기도 했다. 일찍이 여성미용에 눈을 돌려 일본에서 선진 미용기술을 배워온 그는 1936년 한국 미용사로는 처음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파마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_<마샬미용실 : 미용실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279~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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